
고전 시대극의 외피를 입은 감정의 폭풍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은 단순한 고전 시대극의 향수를 넘어, 시각과 청각 모두를 휘감는 감정의 스펙터클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19세기 영국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시리즈는, 브리저튼 가문의 형제자매들이 사회적 관습 속에서 사랑과 결혼, 계급,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겉보기에는 고전적인 왕실풍 로맨스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성적 주체성, 감정의 해방, 결혼 제도의 무게 같은 주제가 촘촘히 깔려 있다. 그 감정선은 굳이 대사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이 작품의 감정은 화려한 무도회장, 단정한 응접실, 섬세하게 꾸며진 정원 같은 공간들, 그리고 그곳에서 흐르는 익숙하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