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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드라마 속 서울성곽길과 북악스카이웨이, 감성 걷기 코스로 다시 만나다(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10)

'러브레터'가 남긴 서울의 고요한 길, 기억 속을 걷다2003년 MBC 드라마 ‘러브레터’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 감성 멜로드라마다. 조현병, 입양, 신앙, 삼각관계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선으로 많은 팬을 만들었다. 조현철(조현철 역), 이우진(조현철 역), 이우진(조현철과 경쟁하는 신학생 역), 조이(수애 분) 등 출연진이 만들어낸 잔잔한 분위기는, 당시 드라마 시장에서 이례적일 만큼 문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특히 이 드라마는 서울의 ‘조용한 장소들’을 감성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였다. 남산, 북악스카이웨이, 서울성곽길, 청운공원, 정릉 일대는 극 중 인물들이 감정을 정리하거나 고백을 준비하는 주요 무대가 되었고, 서울의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이 장면..

‘대장금’ 속 창덕궁과 북촌 한옥마을, 그때와 지금을 걷다(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9)

‘대장금’이 남긴 공간, 그 시절 서울의 궁궐과 골목2003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은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극 중 하나로 기록된다. 실제 역사 인물인 장금이를 모티브로 삼은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 궁중 요리와 의학을 소재로 하며,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영애가 연기한 ‘장금이’는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성실과 인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드라마 속 배경인 궁궐과 전통 골목은 그 자체로 한국 문화의 얼굴이 되었다.이 드라마는 주로 경남 합천의 영화 세트장에서 촬영되었지만, 극 중에서 서울 장면이 필요한 경우에는 실제 창덕궁과 북촌 일대를 배경으로 활용했다. 장금이가 궁녀로 입궁하거나 중전과의 만남이 이뤄지던 장면, 혹은 궁 밖에서 은밀히 움직이던 인물들의 ..

드라마 × 공간 2025.06.28

‘봄날’ 촬영지로 등장했던 남대문 시장, 20년 후 변화 분석(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8)

드라마 ‘봄날’이 남긴 정서와 서울의 시장 풍경 2005년 방영된 SBS 드라마 ‘봄날’은 바닷가 병원을 배경으로 시작해 도시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주인공들의 심리적 치유와 성장 과정을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였다. 고수, 지진희, 이미연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며, 절제된 감정선과 섬세한 연출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의 주요 무대는 제주였지만, 중반 이후 등장인물들이 서울로 올라오면서 남대문 시장 일대가 현실 공간으로 자주 등장했다.특히 고수가 맡은 주인공 ‘고은섭’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던 시장 뒷골목, 포장마차, 재래시장 안 상점, 오래된 철제 셔터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당시 서울의 도시적 빈틈과 감성의 여백을 잘 담아낸 부분이었다. 번쩍이는 쇼핑몰이나 강남의 고급 건..

드라마 × 공간 2025.06.28

‘미안하다 사랑한다’ 속 충무로 골목 풍경의 변화 과정(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7)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그려낸 서울, 충무로의 어두운 아름다움 2004년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와 분위기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외 입양아 출신인 무혁(소지섭 분)과 스타 매니저 은채(임수정 분)의 처절한 사랑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비극적 정서와 도시의 이면을 드러냈고, 시청자들의 깊은 감정 이입을 이끌어냈다.무혁이 머물던 공간, 거닐던 길, 기대 앉았던 골목은 모두 서울 충무로 일대를 중심으로 촬영되었으며, 이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장치였다.충무로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오래된 인쇄골목, 필름 제작소, 필름 현상소, 영화사 사무실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한때 한국 영화 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던 곳이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에는 이미 쇠..

드라마 × 공간 2025.06.28

‘가을동화’ 촬영지였던 서울 교외 지역,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6)

'가을동화'가 남긴 감성과 공간의 기억2000년 방영된 KBS 드라마 ‘가을동화’는 국내 멜로드라마의 전형을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었다. 송승헌, 송혜교, 원빈의 비극적인 삼각관계와 순수한 사랑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아냈고,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이 작품이 유독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이유 중 하나는 배경의 감성적인 활용이었다. 탁 트인 들판, 강가 옆 나무길, 버스 정류장, 허름한 시골집 같은 장소들이 화면 가득 담기며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배경과 함께 구성했다.이러한 장소 대부분은 서울 도심이 아닌 서울 교외 지역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강원도와 경기 북부, 인천 외곽에 걸쳐 있는 시골길이나 오래된 주택, 조용한 학교 운동장 같은 공간은 '자연 속의 서정성'을 강조하며 드라마의 감..

드라마 × 공간 2025.06.27

‘천국의 계단’ 속 정동길과 덕수궁 돌담길, 20년 전과 지금 비교(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5)

‘천국의 계단’이 만들어낸 정동길의 상징성 2003년 겨울,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은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권상우와 최지우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고지식한 착한 남자와 불치병에 걸린 여자라는 고전적 서사 구조는 당시로서는 낯설지 않았지만, 눈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걷던 ‘정동길’의 풍경은 너무도 강렬했다. 서울 중심부, 고궁과 서양식 건물이 어우러진 이 조용한 길은 이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강하게 각인되었다.특히 드라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장소가 바로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제일교회 앞 거리였다. 극 중 주인공 정서(최지우 분)는 시련이 닥칠 때마다 이 길을 홀로 걷곤 했고, 차송주(권상우 분)는 그녀를 뒤따르며 사랑을 키워갔다. 그 장면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두 사람의 감정선을 ..

드라마 × 공간 2025.06.27

‘올인’ 드라마에 나왔던 서울 카지노 풍경,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4)

드라마 ‘올인’과 서울 카지노: 2000년대 서울의 낯선 풍경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은 실제 인물 강대수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로, 카지노 딜러에서 도박사의 삶까지를 다룬 작품이다. 이병헌과 송혜교의 출연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보기 드물게 ‘카지노’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었다. 당시만 해도 카지노는 대중에게 생소하고 이국적인 배경이었고, 서울에서조차 카지노라는 공간은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장소였다.드라마 초반부에서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서울 카지노’ 장면들은 대부분 서울 강남의 특급호텔 카지노, 또는 세트장과 CG를 병행해 구성된 장소였다. 고급 정장을 입은 주인공들이 블랙잭 테이블 앞에 앉아 긴장감 넘치는 표정으로 딜을 하던 장면, 반짝이는 샹들..

드라마 × 공간 2025.06.27

‘파리의 연인’ 속 서울 거리 풍경, 지금 가보면 달라진 점은?(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3)

2004년 서울, '파리의 연인'이 만든 도시의 감성 풍경 2004년 방영된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 이상의 존재였다. 박신양과 김정은이 그려낸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는, 전형적이지만 대중적인 스토리 구조 덕분에 당시 시청률 50%를 넘기며 시대의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 제목은 ‘파리’를 내세우고 있었지만, 실제로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기억한 장면은 서울의 거리였다. 극 중 많은 장면이 서울 중심부에서 촬영되었으며, 특히 강남, 명동, 청담, 한남동 등 상징적인 도시 공간들이 주 무대가 되었다.드라마 속 서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캐릭터의 사회적 위치와 감정 상태를 시각적으로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한성(박신양)이 등장할 때는 주로 고급 오피스가 밀집한 ..

드라마 × 공간 2025.06.26

‘풀하우스’ 바닷가 주택은 왜 사라졌을까? 드라마 명소의 흥망성쇠(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2)

바다 위 낭만, ‘풀하우스’가 그려낸 이상적인 삶의 공간2004년, KBS 드라마 ‘풀하우스’는 아시아 전역을 뒤흔든 한류 콘텐츠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비’와 ‘송혜교’라는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주목을 끌 수 있었지만, 이 드라마가 유난히 강한 인상을 남긴 이유 중 하나는 단연코 ‘그 집’에 있었다. 바다를 마주한 흰색 2층 목조건물, 세련된 곡선과 넓은 유리창, 푸른 지붕과 푸른 바다의 조화는 당시 시청자들에게 ‘이상적인 삶의 공간’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드라마 속 설정처럼, 혼자 살던 집에서 두 남녀가 ‘계약 결혼’을 하며 함께 지내게 되는 구조는 비현실적이지만 강한 판타지를 자극했다.이 주택은 단순한 세트 이상의 존재였다. 극 중 배경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

드라마 × 공간 2025.06.26

‘내 이름은 김삼순’ 속 남산 레스토랑, 지금 가면 뭐가 있을까?(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1)

'내 이름은 김삼순' 속 서울은 감성의 타임캡슐이었다 2005년 방영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당시 서울의 도시 문화와 공간 분위기를 아주 선명하게 담아낸 작품이었다. 이 드라마의 배경 중 가장 인상 깊은 장소는 단연 ‘보나페티’라는 이름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다. 이곳은 극 중 주인공 현진헌(현빈 분)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등장했으며, 김삼순(김선아 분)의 직장이자 두 사람의 감정이 부딪히는 주요 무대였다.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이 레스토랑도 실제 촬영지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팬들이 몰려들며 일종의 성지로 떠올랐다. 그런데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장소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서울의 대표적인 상징 공간인 남산은 어떻게 변화해 왔..

드라마 × 공간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