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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속 을지로 인쇄골목, 조용한 서울의 진심을 따라(서울을 걷는 드라마 1)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을지로라는 공간의 만남 2018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 중 손에 꼽히는 감정의 밀도를 가진 작품이었다.이선균과 아이유(이지은)가 각각 '박동훈'과 '이지안'을 연기하며, 상처 입은 두 인물이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위로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는 폭발적인 화제성보다 조용한 파장을 남겼다.이 드라마의 힘은 이야기와 연기, 대사뿐만 아니라 ‘장소의 공기’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장소가 바로 서울 을지로다.을지로는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늘 중심은 아니었다.고층 건물과 번화한 상권 사이로 낡은 간판, 인쇄소, 배달 오토바이, 철제 셔터들이 가득한 이 거리에서, ‘나의 아저씨’는 서울의 진짜 얼굴을 포착했다.드라마에서..

‘러브레터’ 드라마 속 서울성곽길과 북악스카이웨이, 감성 걷기 코스로 다시 만나다(2000년대 드라마 속 풍경 변화 시리즈 10)

'러브레터'가 남긴 서울의 고요한 길, 기억 속을 걷다2003년 MBC 드라마 ‘러브레터’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 감성 멜로드라마다. 조현병, 입양, 신앙, 삼각관계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선으로 많은 팬을 만들었다. 조현철(조현철 역), 이우진(조현철 역), 이우진(조현철과 경쟁하는 신학생 역), 조이(수애 분) 등 출연진이 만들어낸 잔잔한 분위기는, 당시 드라마 시장에서 이례적일 만큼 문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특히 이 드라마는 서울의 ‘조용한 장소들’을 감성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였다. 남산, 북악스카이웨이, 서울성곽길, 청운공원, 정릉 일대는 극 중 인물들이 감정을 정리하거나 고백을 준비하는 주요 무대가 되었고, 서울의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이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