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레터'가 남긴 서울의 고요한 길, 기억 속을 걷다2003년 MBC 드라마 ‘러브레터’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 감성 멜로드라마다. 조현병, 입양, 신앙, 삼각관계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선으로 많은 팬을 만들었다. 조현철(조현철 역), 이우진(조현철 역), 이우진(조현철과 경쟁하는 신학생 역), 조이(수애 분) 등 출연진이 만들어낸 잔잔한 분위기는, 당시 드라마 시장에서 이례적일 만큼 문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특히 이 드라마는 서울의 ‘조용한 장소들’을 감성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였다. 남산, 북악스카이웨이, 서울성곽길, 청운공원, 정릉 일대는 극 중 인물들이 감정을 정리하거나 고백을 준비하는 주요 무대가 되었고, 서울의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이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