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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공간으로 말한다] ⑩<눈이 부시게> – 기억과 시간이 머문 집, 잊혀짐의 공간을 품다

시간을 담는 그릇, 공간이 기억을 대신 말하다는 처음 봤을 때는 시간 판타지물로 갑자기 노인이 되어버린 혜자 이야기인 것 같다. 하지만 혜자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드라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삶의 무게와 의미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조용하게 말해주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핵심에는 공간이 있다. 등장인물들은 극적인 장소 이동 없이도 삶의 변화를 겪는다. 대부분의 장면이 집, 동네 골목, 작은 병원, 카페와 같은 일상적인 장소에서 진행되며, 그 익숙한 공간이 시청자에게 더욱 깊은 감정적 울림을 준다. 특히 혜자가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그동안 등장한 공간의 의미는 완전히 뒤집히며 새롭게 해석된다. 익숙했던 장소는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고, 단순한 배경이라 여겼..

드라마 × 공간 2025.07.04

[드라마는 공간으로 말한다] ⑨<빈센조> – 금가프라자, 정의와 권력의 경계에 선 공간

법보다 공간이 먼저 움직이는 드라마마피아 변호사라는 독특한 소재로 방영된는 범죄, 복수, 블랙코미디가 절묘하게 혼합된 장르물이다. 이 드라마에서 법은 무기력하고, 말은 통하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건 누가 어디를 점유하고 있는가, 즉 공간의 주도권이다.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출신 변호사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 그가 돌아온 한국에서 선택한 무대는 낡고 허름한 건물 ‘금가프라자’다.이 장소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지하에는 거대한 금괴가 숨겨져 있고, 지상에는 개성 강한 상가 세입자들이 버티고 있으며, 외부에는 바벨그룹이라는 자본 권력이 침범하고 있다. 이렇게 물리적 공간이 권력, 돈, 정의, 공동체, 범죄 등 다양한 상징을 동시에 안고 있는 구조는 가 공간을 통해 이야기의 층위를 확장하는 방..

드라마 × 공간 2025.07.04

[드라마는 공간으로 말한다] ⑧<사이코지만 괜찮아> – 동화적 공간이 숨긴 진짜 감정

동화의 무대가 된 현실, 공간은 심리의 반영문영과 강태,상태를 주인공으로 한 는 겉으로 보면 판타지 동화 같은 감성 드라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심리적 상처와 치유의 과정이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공간의 힘을 극대화해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인물들이 머무는 공간은 단순한 생활 배경이 아니라, 그들의 감정과 상처, 욕망과 회복이 집약된 심리의 무대다. 모든 감정은 공간을 통해 드러나고, 그 공간은 동화적인 미장센 속에 감정의 날카로움을 숨긴 채 우리에게 다가온다.이 드라마는 크게 세 가지 주요 공간으로 나뉜다. 문영의 성 같은 저택, 강태와 상태가 함께 지내는 집, 그리고 정신병원 ‘OK 병원’. 각각의 공간은 한 인물의 내면을 대변하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갈등과..

드라마 × 공간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