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풍자와 인간적인 경찰, ‘춤추는 대수사선’이 이질적으로 다가왔던 이유1997년 방영된 일본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踊る大捜査線)’은 당시로선 이례적으로 ‘수사’가 아닌 ‘조직’을 주요 소재로 삼아 20년넘는 시간동안 인기가 있는 수사물이다.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조직 논리, 비효율, 인간관계의 충돌 등을 사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주인공 아오시마 유지(오다 유지 분)는 열정과 이상을 품고 입대한 형사지만, 그가 마주한 현실은 보고서 작성, 직급 중심의 의사결정, 책임 떠넘기기 같은 행정적 딜레마였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그러한 구조적 비판을 단순히 어둡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밝고 역동적인 연출과 위트 ..